◆ AMD RADEON HD7970 무엇이 바뀌었나?

AMD RADEON HD7970은 이전 세대와 비교해 설계 구조가 크게 바뀌었다. 이전 RADEON HD6000 시리즈가 40nm 공정에서 만들어졌다면 RADEON HD7970은 이보다 더 미세해진 28nm 공정에서 제작됐다. 이로써 더 많은 트랜지스터를 내장(약 43억개)할 수 있게 됐고, 이는 곧 성능 향상과 전력 감소, 생산 수율의 증가로 이어지게 된다.

아키텍처가 바뀐 것도 특징. RADEON HD6000까지 꾸준히 사용해왔던 VLIW(Very Long Instruction Word) 방식의 아키텍처를 버리고, GCN이라는 새로운 컴퓨트 유닛이 적용된 '타히티(Tahiti)' 아키텍처를 사용해 성능 향상을 꾀했다.

▲ 기존 세대의 제품은 VLIW 방식의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했다

기존 VLIW 방식의 아키텍처는 하나의 명령어 형식 내에 여러 개의 SIMD 명령어를 처리하는 일종의 중앙통제(?) 방식을 사용했다. 이는 소프트웨어가 명령어를 병렬 처리함으로써 명령어 처리를 더 빠르게 효율적으로 하고자 한 것이다. 타히티 아키텍처는 GCN이라는 32개의 컴퓨트 유닛이 독립적으로 L1 캐시를 갖고 명령어를 제어하고, 하나의 L2 캐시를 32개의 유닛이 공유하는 방식으로 데이터의 전송 효율을 높였다.

▲ HD7970은 GCN 유닛이 적용된 새로운 타히티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다

소비전력을 줄여주는 '제로코어 파워(ZeroCore Power)' 기술을 탑재한 것도 특징. 이는 시스템이 가동하지 않는 유휴 상태에서 3W의 전력만을 사용하는 절전 기능으로 쿨링 팬조차 작동시키지 않는다. 때문에 절력과 소음을 모두 잡을 수 있다.

▲ '제로코어 파워(ZeroCore Power)' 기술은 전기 요금을 줄여준다

특히 듀얼 그래픽 구성인 크로스파이어-X를 구성했을 때도 이 기술이 똑같이 적용되기 때문에 전력 소모를 최대한 줄일 수 있다. 55nm 공정의 HD4870의 경우 90W를, 40nm 공정의 HD5870은 27W, HD6970은 24W를 소비했던 것과 비교하면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셈이다.

스트림 프로세서의 개수는 2048개로 기존 RADEON HD6790의 1500개보다 약 30% 이상 늘었고, GPU의 클럭도 925MHz로 880MHz보다 높아졌다. 메모리도 3GB 용량의 GDDR5 메모리(1375MHz/384bit)를 장착해 2GB 메모리를 얹은 HD6970보더 더 높아졌다. 그러면서 TDP는 250W로 동일하다.

이밖에 부가적인 기능들도 다수 넣었는데 우선 3Way-크로스파이어X 기술로 3개의 그래픽카드를 묶어 쓸 수 있다. RADEON HD7900 시리즈는 멀티 GPU를 사용하더라도 성능의 손실이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은 추가로 VGA를 탑재했을 때, 더 많은 이득을 볼 수 있다.

아이피니티(Eyefinity) 기술도 2.0으로 한층 업그레이드 했고, 스테레오스코픽 3D 기술과 다이렉트X 11.1, 더 넓어진 대역폭의 PCI-Express 3.0 등 기존 제품보다 더 최신 기술들이 많이 들어갔다.

◆ RADEON HD7970, 성능은 늘고 전력은 줄었다

RADEON HD7970은 기존 세대 제품인 HD6970과 비교했을 때 약 30% 정도 앞선 하드웨어 구성을 갖췄다. 때문에 성능도 이를 충분히 상회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크로스파이어 구성시 성능의 감소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최고사양의 PC를 구성해 쓰는 유저들에게 적합하다. RADEON HD7970의 성능이 어느 정도인지 벤치마크 프로그램과 게임을 통해 알아봤다. 3D MARK를 제외한 모든 게임테스트는 1920X1080의 해상도로 시행했다.

- 3D MARK11

3D MARK11의 Performance 항목을 돌려본 결과 단일 GPU 제품 중에서는 RADEON HD7970이 가장 높은 성능을 보여주고 있다. RADEON HD6970보다는 40% 이상 앞서고, 최초 경쟁 제품으로 예상됐던 GTX570보다 30% 가까운 성능 향상을 보였다. 또한 엔비디아의 최상위 단일 GPU 그래픽카드인 GTX580보다도 20% 이상 높은 성능을 보여줬다.

더욱 놀라운 것은 크로스파이어의 성능이다. 이전 세대까지 멀티GPU를 구성하면 약 50% 정도 성능 향상이 있었지만, RADEON HD7970은 거의 2배에 육박하는 성능을 내주고 있다. 진정한 멀티GPU의 힘을 보여주는 셈이다. 물론 3D MARK가 그래픽 성능의 절대값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현재로써 VGA의 성능을 측정하는 가장 객관적인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표준은 될 수 있다.

- 배틀필드3 (All Mission)

최근 발매된 PC 게임 중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배틀필드3로 테스트한 결과 위와 동일한 패턴의 스코어가 나왔다. HD7970은 단일 GPU 제품 중에서 단연 가장 앞선 성능을 뽐내고 있다. 게다가 크로스파이어를 구성했을 때 2배 이상의 프레임을 뽑아냈다. 크로스파이어 구성시 데이터 병목현상으로 인해 성능이 감소된다는 것은 이제 옛말이 되어버렸다.

- 엘더스크롤5(Elder Scrolls V)

엘더스크롤5(Elder Scrolls V)의 벤치마크 프로그램을 돌린 결과도 위와 비슷한 그림이 나왔다. HD7970이 네 제품 중 가장 빠른 속도를 보여줬고, 크로스파이어도 상당히 높은 점수가 나왔다. 다만 앞서처럼 두 배의 스코어가 나오지는 않았다. 아직 드라이버가 초기 버전이다 보니 안정화가 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추후 업데이트 된다면 이 스코어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 배트맨-아캄시티

배트맨 아캄시티 게임 프로그램을 실행한 결과 단일 GPU 제품 중에서는 HD7970이 월등히 높은 성능이 나왔지만 크로스파이어 성능은 오히려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역시 드라이버의 안정화가 아직까지 이루어지지 않은 탓으로 보인다.

- RADEON HD7970, 전기는 얼마나 먹을까?

성능이 크게 늘어난 만큼 전기 소모량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면 오산이다. HD7970은 오히려 경쟁 제품에 비해 전기를 적게 먹기 때문이다. 전력 측정기를 통해 시스템 전체의 전력 소비량을 측정한 결과 IDLE 상태에서는 129W로 가장 적었으며, 게임 구동시에도 이전 세대 제품인 HD6970과 거의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흔히 말하는 와트당 성능으로 보더라도 네 제품 중 가장 높은 것이다.

◆ 자신 있게 ‘명작’이라 부를 수 있는 그래픽카드 ‘AMD RADEON HD7970’

RADEON HD7970은 지금까지 출시된 단일 GPU 그래픽카드 중에서는 최고의 성능을 갖춰 명작이라 칭하기에 손색이 없다. 경쟁 제품을 가볍게 압도하는 놀라운 그래픽 성능을 갖췄으며, 그간 문제가 되었던 크로스파이어 구성시 성능 향상 미비에 대한 문제까지 말끔하게 해결했다.

테스트 결과에서 보듯 높은 시스템 구성을 요하는 모든 게임에서 100프레임에 육박하는 혹은 그 이상의 성능을 냈다. 이 정도의 스코어라면 현존하는 어떤 게임을 풀 옵션으로 돌리더라도 화면이 느려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거기에 전력 소모도 기존과 비교해 차이가 없다.

차세대 기술을 대거 탑재한 것도 특징. PCI-Express 3.0 인터페이스를 사용하고, 다이렉트X 11.1을 쓸 수 있어 이를 지원하는 게임에서 한층 실감나는 그래픽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그야말로 성능과 전력, 기능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RADEON HD7970은 지난 1년간 새로운 제품에 목말라 하던 유저들에게 최고의 선물이 될 것이다.

미디어잇 홍진욱 기자 honga@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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